2013년 여름에 케냐 여행을 다녀오면서 사 온 차입니다. 커피도 아니고 아프리카에서 무슨 차를 마시냐고 하실 지 모르겠지만.....
저도 몰랐는데 세계 5대 차 생산국은 인도, 스리랑카, 케냐, 중국, 인도네시아입니다. 케냐가 당당히 세계 3위인데다 중국보다도 생산량이 많습니다. ㅡ.ㅡ
실제로 현지에 가 보면 티 타임이 대중화 되어 있고 휴게소에 들를 때마다 현지인 가이드도 운전 기사 휴게실에 가서 블랙티를 마시고 오더군요. 그만큼 차를 많이 마십니다.
Kericho Gold는 케냐의 차 브랜드 중 하나인데 우리나라의 맥심 정도 인지도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지 마켓에서도 그 정도의 진열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군요. 회사 홈페이지는
여기!
한 박스에 teabag 25개가 들어 있습니다. 총 무게가 50g이니 teabag 하나에 2g 정도 되겠네요.
각 teabag의 뒤에는 가장 맛있게 차를 우려낼 수 있는 방법이 적혀 있습니다. 방금 끓인 물에 4분 가량 우려내는 것이 가장 맛있고 재탕하지 말라고 되어 있네요;;;; 저는 뜨겁게 마시는 것보다 냉침해서 마시는 게 더 맛있더라고요. 끓인 물로 우려내 마신 건 손에 꼽을 정도 밖에 없습니다.
가향을 하지 않은 데다 제가 좋아하는 '풀 냄새'가 많이 나는 홍차인데 한국으로 들고 들어올 때 부피가 커서 좀 불편했지만 가져오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는 물건입니다.
출국 전날에 나이로비 국제 공항에 불이 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시내 구경을 나갔다가 현지인 마켓에서 몇 박스 사 와서 잘 마셨습니다. 가격은 영수증을 확인해 보니 1박스에 75실링입니다. 당시 환율이 미화 1불에 83.5실링 정도 했으니까 1불도 안 되는 가격이네요. 현재
아마존에서 3.49불에 팔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케냐로 여행 가시는 분들은 개인 음용이나 선물 용도로 사 오시면 좋을 것 같고 해외 직구를 해도 그리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니 케냐 홍차의 맛이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쯤 맛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맛입니다. 특히 냉침으로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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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쯤 일어나려고 아이폰 알람을 맞춰 놓고 잤는데 역시나 시차 때문인지 알람이 울리기 전인 4시 40분 경에 저절로 깼습니다.
아무래도 밤 늦은 시간이 되면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 강제로 전원을 차단하는 것 같습니다. 모기를 쫓으려고 전자 모기향을 켜놓고 잤는데 어느새 꺼져 있네요;;;; 그제서야 실내를 둘러보니 TV와 냉장고도 없습니다. ㅡㅡ;;;
이불이 꽤 두툼한 것이었는데도 새벽에는 꽤 추워서 한 두 번 설핏 깼다가 다시 잠든 것 같습니다.
이불 속에서 뭉기적거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려니 5시가 넘자 다시 전원이 들어옵니다(역시 그렇군;;;). 일어나서 샤워하고 대충 짐을 싸놓은 뒤 6시 30분 쯤 켄과 함께 다시 사파리를 나갔습니다.
아직 동트기 전인데도 새벽같이 나온 팀들이 많네요. 부지런하기도 하지....
어느새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어갑니다.
짙게 드리운 새벽 구름이 걷히면서 지평선 너머로 뜨거운 아프리카의 태양이 얼굴을 비춥니다.
차가운 아침 공기를 뚫고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코끼리 가족이 이동하는 모습이 한폭의 그림 같습니다.
주변을 온통 새빨갛게 물들여서 흡사 일출이 아닌 일몰 장면 같아보이기도 합니다.
누우 한 마리가 태양을 등지고 저희를 지켜보고 서 있습니다. 멋지네요~
정말 운이 좋게도 밤새 누우 사냥에 성공한 암사자를 하이에나들이 둘러싸고 협박해서 남은 고기를 빼앗는 진귀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 일찍 철수했던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켄이 저희보다 더 좋아하네요. ^^
이미 배불리 먹은 듯 누우는 형태가 거의 없고 고깃점만 좀 남은 상태입니다.
하이에나떼가 사방에서 몰려듭니다;;;;
주변에 다른 암사자들도 있지만 하이에나떼에게는 중과부적인 듯 합니다.
아쉬움이 남는 듯 일어선 채로 끝까지 남은 고기에 집착해 보지만 이미 대세는 기운 것 같아 보입니다.
하이에나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이에나들은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생김새가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하이에나를 삥 뜯는 깡패처럼 오해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하이에나가 사냥한 고기를 사자들이 빼앗는 경우가 더 많다고 가이드인 켄이 설명해줬습니다. ㅡㅡ;;;;
결국 사자가 남은 누우 고기를 포기하고 자리를 피합니다.
남은 고기는 하이에나들이 차지했죠. 누우떼가 멀리서 희생당한 동료의 최후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쟈칼 한 마리가 고깃점이라도 얻어 걸릴까 주변을 배회하면서 기회를 엿보지만,
입이 많아서 쟈칼의 순서까지 돌아갈 가능성이 없어 보이네요.
멀리서 다른 사파리 차량들이 이 희대의 쟁탈전을 한 컷이라도 놓칠까 관찰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제일 왼쪽에 주차한 차량 두 대에 탑승한 여행자들은 로또 맞았네요. 하이에나가 차량 바로 곁으로 다가왔거든요.
어느새 주변의 사파리 차량이 모두 이쪽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차량의 수가 일정 수준 이상 많아지면 동물들이 위협을 느껴 자리를 피하기 때문에 파장하기 전에 켄이 먼저 자리를 떠나기 위해 시동을 걸었습니다.
어제도 보기는 했지만 암보셀리 국립공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코끼리도 다시 한번 보고,
Big 5 중의 하나인 버펄로도 가까운 거리에서 다시 봤고요.
못생긴 오리가 있길래 사진을 찍으려고 차를 댔는데,
톰슨 가젤 무리를 만났네요~
귀여워라~ 체구도 자그마하고 눈빛도 선량해보이지만 뭐니뭐니해도 톰슨 가젤의 매력은 쉴새없이 살랑거리며 움직이는 꼬리죠~
확실히 수컷 톰슨 가젤은 늠름한 모습이네요.
이제는 해가 완전히 지평선 위로 떠올라 아침 평원을 붉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어느새 누우의 모습은 눈에 익어서인지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이후에도 부지런히 돌아다니다 7시 45분 쯤 다시 돌아왔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 카메라만 짐에 다시 싸고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부지런히 이동했습니다.
직원이 오늘은 아침 기온이 너무 낮아서 야외 테이블에서 먹을 수 없다고 하네요. 그렇다고 문을 열어두면 원숭이들이 난입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조금은 답답한 실내에서 먹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음식은 여전히 다양하고 퀄리티도 높았지만 주스류와 커피가 무료인 반면 샐러드가 별로 없고 대부분 빵 종류라서 살짝 아쉽기는 했습니다.
방으로 돌아오니 이미 침구 정리가 되어 있고 체크아웃 할 때를 위해 남겨놓은 수고비 1불을 벌써 챙겨갔네요. 부지런해도 너~무 부지런하군요;;;;
기온은 작년 겨울 라오스 여행 때와 비슷한 것 같지만 엄청 건조해서 샤워를 할 때마다 바디 로션을 발라야 할 정도입니다.
8시 45분 쯤 체크아웃하고 다시 나이로비로 출발했습니다.
메인 도로로 나가는 끝자락에 있는 이정표입니다. 원숭이 한 마리가 뙇~ 문지기처럼 앉아 있네요. 통행료라도 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만 인사만 하고 그냥 휭 통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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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매년 하는 연말 결산 포스팅입니다. 올해로 6번째가 되는 결산이네요.
2013년에 저는 96권의 책을 읽고 58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책도 그렇고 영화는 2012년에 비해 많이 선방했네요(그만큼 일을 안 했다는 이야기?)
작년 년말 결산 때 말씀드린 첫 아프리카 여행(케냐)도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정말 좋았죠. 다음 목표 대륙은 남아메리카입니다.
2013년에는 함께 번역한 책 한 권, 함께 쓴 책 한 권, 혼자서 쓴 책 한 권, 이렇게 3권의 책이 제 이름을 달고 나왔습니다. 혼자서 쓴 책은 처음이라서 그런지 감회가 남다르네요.
월덴 3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갑오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모두들 꼭 '안녕'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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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의 표준렌즈를 떼고 망원렌즈로 바꿔 마운트한뒤 사파리 모자와 버프로 중무장했습니다. 암보셀리도 그렇고 마사이 마라도 그렇고
케냐의 국립공원들은 먼지가 많아서 마스크나 버프가 필수 아이템이죠.
저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 무거운 망원렌즈도 아프리카까지 꾸역꾸역 들고 갔는데 그냥 사파리만 즐긴다 해도 쌍안경 하나쯤은 꼭 가져가세요. 오페라용으로 나오는 가볍고 작은 쌍안경이라도 챙겨 가시면 잘 가져왔다 하실 겁니다. 아프리카에서는
맨 눈으로 야생동물 관찰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니콘 D300에다가 이번 여행에 특별히 챙겨 간 시그마 150-500mm 망원렌즈를 장착한 모습입니다. 좁은 차 안에서 거치하고 촬영하기 편하게 미니 삼각대를 붙였고요. 이동하는 차 안에서 아이폰으로 찍었더니 흔들려서 초점이 안 맞았네요. 생애 첫 사파리라서 큰 맘 먹고 거금을 들여 구입한 녀석인데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지금도 구입하기를 잘 했다고 자평합니다. 이 렌즈가 없었으면 정말 심심한 아프리카 여행이 될 뻔 했거든요.
간단히 요약하자면, 마스크나 버프는 필수 아이템이고 DSLR로 야생동물 사진을 찍으시려면 150-500mm 이상의 망원렌즈가 꼭 필요하고, 관찰만 하신다고 해도 쌍안경(가벼운 오페라용 쌍안경이면 충분)은 필 지참하세요.
든든한 가이드 켄의 뒷모습입니다. 왼쪽 위에 보이는 건 무전기인데 사파리 차량마다 장착되어 있어 어디에 동물이 있는지 서로 정보를 주고 받습니다. 아예 무전을 켜놓고 다니기도 합니다. 보기 힘든 동물이라도 나타나면 다들 어떻게들 알고 나타나는지 신기했는데 알고 보니 이런 무전기 덕분입니다.
케냐의 국립공원 사파리는 기본적으로 차에서 내리는게 금지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암보셀리 국립공원은 보시는 것처럼 큰 길을 따라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야생동물을 관찰하는 방식입니다. 반면에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은 길에서 벗어나 덤불이나 숲으로 들어갈 수도 있어서 훨씬 더 자유롭죠. 하지만 암보셀리 국립공원도 숲이 많지 않고 길로 구분되는 구역이 아주 넓지는 않은 편이라서 쌍안경만 있으면 동물을 관찰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길을 따라 달리다 보시는 것처럼 코끼리떼가 길을 건너기라도 할라치면 길가에 차를 멈추고 관찰하는 것이죠. 동물들을 최대한 놀라지 않게 하려고 시동을 끄는 건 기본입니다.
케냐의 사파리는 새벽에 나가서 동트는 걸 보고 돌아와 아침을 먹는 새벽 사파리, 아침 식사를 하고 나가는 오전 사파리(보통은 lodge로 돌아와 점심 식사를 하지만 피크닉 런치를 가져가 사파리를 하는 도중에 먹기도 합니다), 점심을 먹고 쉬다가 오후 4시 경에 나가서 해가 지기 직전까지 보는 오후 사파리로 나뉩니다.
코끼리는 TV에서도 보고, 동물원에서도 보고 해서 익숙한 동물이기는 하지만 철조망이나 차단벽도 없이 바로 곁을 지나가는 코끼리를 보는 건 느낌이 전혀 다르더군요. 존재감 자체가 달라요.
원래 암보셀리 국립공원은 코끼리를 보기에 최적인 공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프리카에 사는 코끼리 중 암보셀리에 있는 코끼리의 상아가 가장 크다고 하죠.
이 포스팅의 뒤에서 다시 등장하지만 무리를 이끄는 대장 코끼리같습니다. 겉모습만 봐도 역전의 용사란 걸 한 눈에 알 수 있겠네요.
이 코끼리를 보니 예전에 동물의 왕국에서 아시아 코끼리는 펼친 귀가 작고 아프리카 코끼리는 크기 때문에 쉽게 구분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던 기억이 나더군요.
코끼리 모자 등장입니다. 어미 코끼리는 눈매부터 순해 보이네요.
역시 아기 코끼리는 상아가 없어서 그런지 귀여워요~
엄마에게 젖 달라고 칭얼거리는 아기 코끼리~
젖 달라고 본격적으로 밀고 있는 아기 코끼리, 귀찮을 따름인 엄마;;;;
코끼리 가족 등장이요~
길을 건너다 수컷 코끼리 한 마리가 뭐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갑자기 몸을 돌려 무리의 맨 뒤를 지키며 따라가던 대장 코끼리(위에 나왔던)에게 반항합니다.
대장 코끼리가 점잖게 타이르는 것 같은데....
코로 매만지면서 설득을 하지만....
수컷 코끼리가 끝까지 엉기면서
개기는반항하는 바람에 때아닌 힘겨루기가 벌어집니다.
그래봤자 대장의 힘과 관록을 당할 수 있을리가 없지요. 수컷 코끼리가 수긍하고 대열로 돌아가는군요.
수컷 코끼리와 대장 코끼리가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뒤로 쳐졌던 다른 코끼리 모자가 무리에 합류하려고 걸음을 재촉합니다. 앞서 보았던 아기 코끼리보다 더 작은 녀석이네요.
아프리카에서 Big 5라고 하는 동물로 코끼리, 사자, 버펄로, 표범, 코뿔소를 꼽는데 암보셀리에서 코끼리를 보는 걸로 시작했네요.
다음은 누우떼입니다.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만큼 많지는 않지만 누우의 수 자체가 수 백만 마리에 달하다 보니 아무래도 제일 자주 만날 수 있는 야생동물이죠.
문제는 이 녀석들이 초식동물이다보니 이동하지 않으면 항상 풀을 뜯고 있기 때문에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는 거;;;
얼굴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엄청 찍어대서 이거 한 장 건졌습니다. 다른 국립공원에서 찍은 사진들에 몇 장 더 있을라나 모르겠네요. 첫 인상은 좀 무서웠는데 자꾸 보니 친근하더군요.
케냐의 국조라고 하는데 생김새가 범상치 않습니다. 제 안들리는 영어 실력으로 들었을 때도 이름에 crown이 들어가 있는 걸 보니 머리의 볏을 왕관으로 부르는 것 같더군요.
생김새도 생김새지만 색깔의 오묘한 조화가 정말 멋지죠. 특히 얼굴 부위가 다양한 색이라서 흡사 가면을 쓴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암컷 타조입니다. 저기 멀리에 수컷 타조와 다른 암컷 타조들이 보이네요. 아프리카에 가면 타조 정도는 흔히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보기가 어렵습니다. 어쩌다 초원에 한 마리씩 서 있는 게 다에요. 이렇게 한 앵글에 여러 마리가 잡히는 것도 드문 경우입니다.
숲 근처로 이동하다 갑자기 임팔라떼와 만났습니다. 암컷 임팔라들이네요.
순한 눈매도 예쁘지만 털이 정말 보드라울 것 같더군요.
워낙 겁이 많은 동물이기는 해도 충분한 거리만 두면 그래도 사진을 찍을 정도의 시간은 줍니다. ^^ 다른 녀석들이 언제든지 도망갈 수 있도록 엉덩이를 돌리고 풀을 뜯는 동안 한 녀석이 망을 보듯이 이쪽을 응시하고 있네요.
멈추었던 차의 시동을 걸었더니 역시나 화들짝 놀라 내뺍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겠지요.
덤불숲을 돌아가니 이번에는 수컷 임팔라입니다. 암컷들과 떨어져서 혼자 있더군요. 왜지?
멋지게 솟은 뿔이 늠름합니다. 뛰는 모습도 팔랑거리지 않고 박력있더군요.
두 시간 정도를 돌아다녔는데 갑자기 모래 폭풍이 몰려옵니다. 가이드인 켄도 이런 모래 폭풍은 처음 본다고 하더군요.
왠만하면 버텨보려고 했습니다만 금방 멎을 것 같지 않아서 결국 썬루프를 닫고 2시간 만에 철수했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많은 동물을 보여 주려고 애쓴 켄이 고맙더군요.
짙게 드리운 구름 장막 사이로 서편으로 넘어가는 저녁 해가 마지막 햇살을 뿌립니다.
6시 30분 쯤 철수하여 Lodge로 돌아오니 모래 폭풍은 멎었지만 대신 바람이 굉장히 심하게 불더군요. 이런 날씨에는 아무래도 다시 나가기 어렵죠. 지붕 위에 내려앉은 이름 모를 새. 생긴 것도 참 신기하게 생겼습니다.
예정보다 일찍 들어왔다고 내일 새벽에 한번 더 나가잡니다. 꼭 그럴 필요 없는데 서비스 정신 하나 정말 투철하군요. 꼭 나가자고 해서 알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건 뭐 가이드와 손님의 입장이 바뀐 듯;;;;
구름이 두껍게 깔려서 킬리만자로 산도 안 보이네요.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만 킬리만자로 산을 볼 수 있는데 건기에는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하여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다고 하네요(저희는 결국 못 봤습니다. ㅠ.ㅠ).
이 정도 쌀쌀한 날씨에 바람까지 심하게 불면 모기는 없겠죠. 숙소로 돌아오니 저녁 make up을 이미 다 해놨습니다. 하루에 두 번씩 make up을 하네요.
다행히 전기는 원활히 공급되는 듯 합니다. 휴대폰, 휴대용 충전기, 전자모기향까지 꽂아놓고 누워서 1시간 정도 쉬었습니다.
7시 30분 쯤에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나갔죠. 여전히 바람이 심하게 불고 추워서 점퍼를 입어야 할 정도입니다. 부페 테이블도 식당 안으로 옮겨져 사람들이 모두 안에서 식사하네요. 음식은 정말 좋습니다. 샐러드 종류도 많아서 비건들도 문제없이 식사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케냐 로컬 맥주인 TUSKER 맥주를 두 병 주문했습니다(한 병에 300실링). 새로운 걸 시도할 땐 시험삼아 하나만 주문해야 한다는 교훈을 되새겨야 했습니다. 양이 좀 많네요. 쌉싸름한 맛과 향이 일품이지만 대신 목넘김은 좀 안 좋습니다. 양이 많으니 먹기가 부담스러워요.
저녁을 먹고 인터넷 좀 쓰려고 로비로 갔으나 동시 이용자가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너무 느려서 사진 업로드가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편안하게 앉아서 트윗 좀 하려고 했으나 너무 느려서 포기. 속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결국 9시 20분 쯤 숙소로 돌아와 씻고 곧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내일은 새벽같이 일어나야 하고 시차 적응도 해야 하니까요.
닫기
* 우등 공항버스리무진 탑승료 : 15,000 X 2 = 30,000원
* 저녁 식사(인천 공항 내 서브웨이)
- 베지 버거 : 7,000원
- 아이스 아메리카노 : 4,400원
* 사파리 용 간식 구입
- 네이쳐 밸리 곡물바 : 1,500 X 4EA = 6,000원
- 마켓 오 곡물바 : 4,800 X 2 Box = 9,600원
* 암보셀리 마사이 마을 입장료 : 20 X 2 = 40불
* Ol Tukai Lodge 포터 팁 : 1불
* 점심 식사 때 주문한 음료
- Passion Fruits Juice : 200 X 2 = 400실링
- 팁 : 100실링
* 저녁 식사 때 주문한 음료
- TUSKER 맥주 : 300 X 2 = 600실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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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7월 뉴질랜드 여행을 시작으로 올해 여름에 다녀온 아프리카 케냐까지 외국을 총 21번 정도 나갔더랬습니다. 물론 다녀온 곳을 날짜 순으로 정리하고는 있지만 한 눈으로 확인하고 싶기도 해서 지금까지는 가 본 나라를
온라인 지도에 표시하는 서비스를 이용해 왔습니다(2013년 8월 현재 세계 중 8%).
그런데 이건 온라인 서비스라서 언제 문을 닫을지도 모르고 인터넷이 연결된 상태에서나 볼 수 있는거니까요. 언제든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집에서 다녀온 곳도 회상하면서 추억에 젖어볼 수도 있고 앞으로 여행 가고 싶은 나라에 대한 워밍업을 해 보고 싶기도 해서 오프라인에서 이용할 수 있는 지도를 구입했습니다.
이탈리아 회사인 Palomar SRL에서 제조한 Pin Wall Map입니다. 뉴욕, 파리, 런던 등 유명한 도시를 지도로 옮긴 것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한 도시를 꼼꼼하게 돌아다니면서 여행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세 곳 모두 아직 안 가봤기에 일단 세계 지도를 구입했습니다.
130 X 70cm으로 벽에 붙이면 대충 이 정도의 크기가 나옵니다. 저는 파란색 바탕의 지도를 선택했습니다만 검은색도 있습니다. 검은색이 더 고상하기는 하겠지만 눈에 잘 들어올 것 같지 않아서 그냥 파란색으로 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봤습니다. 이건 유럽의 모습인데 주요 도시들이 깨알같이 적혀 있고 핀을 꽂을 수 있도록 구멍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빨간 색 핀은 기본 15개가 들어 있고 30개 들이 세트로 추가 구매할 수 있습니다(8,500 원).
Polymer felt 재질로 100% 재활용 가능하고 세탁도 할 수 있습니다. 꽤 두꺼운 재질이라서 핀을 꽂기에 용이합니다. 여행 사진이나 항공권, 티켓 등을 함께 붙이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겠네요.
그래도 그동안 꽤 많이 돌아다닌 것 같네요. 아직 남미 대륙 쪽이 휑한 것이 눈에 거슬리는데 거기도 언젠가 핀을 꽂을 날이 있겠지요.
아무래도 이탈리아 수입품이다보니 49,800 원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벽에 고정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양면 테이프로 4면을 둘러서 붙여 봤지만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은 떨어지더군요. 그래서 결국 벽지가 상하더라도 확실한 접착을 위해 글루건을 쏴서 붙여 버렸습니다. 나중에 뗄 때 벽지의 손상은 피할 수가 없겠지요.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은 산업용 벨크로 테이프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어쨌거나 재질 자체가 일종의 펠트인데다 꽤 무겁기 때문에 웬만한 테이프로는 고정이 되지 않으니 구입하실 분들은 계신 곳의 벽지를 확인하고 고정할 방법까지 고민하고 구매하셔야겠습니다.
어쨌거나 벽에 붙여두고 지나다니면서 볼 때마다 뿌듯해지는 여행 관련 아이템입니다. 만족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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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나이로비의 Jomo Kenyatta 국제 공항에 현지 시각 7월 30일 새벽 4시 40분에 내렸습니다.
보시는 것이 Jomo Kenyatta 공항의 국제선 청사인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기 하루 전인 8월 7일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서 이 건물이 홀랑 타 버리게 됩니다. 물론 이 때는 그런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짐작도 못했지요.
비행기와 연결된 연결 통로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면세 지역으로 연결되는 게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바로 그 구역에서 불이 났다고 하더군요. 헐~
Jomo Kenyatta 국제공항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조명이 조금 어두워서 얼핏 보면 좀 낡아 보이지만 입국 심사를 받기 전에 잠깐 들른
화장실은 작기는 해도 보기보다 깨끗하고 냄새 하나 안 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입국 심사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비자 확인만 하고 그렇게 번거롭게 챙겨 온 황열병 예방 접종 증명서도 안 보는 듯 했습니다. 아프리카에 얼마나 머무르냐고 물어보더니 캠으로 사진찍고 땡입니다.
짐은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은, 보통 속도로 나옵니다. 짐을 찾고 나면 검역소를 안 거치고 곧바로 나올 수 있네요. 그 새벽인데도 공항까지 나와 저희를 기다리고 있던 현지 agency 대표님을 만나서 공항 밖으로 이동했습니다.
공항 청사 밖으로 나가기 전에 공항 환전소에서 여행 경비로 사용하기 위해 미화 200불을 케냐 실링으로 환전(1불 당 83.5실링 환율)했고요.
공항 환전소에서는 150실링 정도를 커미션으로 떼더군요. 혹시나 싶어서 아이폰 환율앱으로 계산해 봤는데 딱 떨어집니다. 어느 나라처럼 떼먹고 그런 건 없습니다.
새벽이기는 해도 현지 기온이 12도입니다. 이것도 이상 기온으로 평소보다 따뜻한거라고 하네요. 예년같다면 훨씬 더 추워야 한다고. ㅠ.ㅠ 그러고 보니 마중나온 대표님도 가죽 점퍼를 입고 있고 주변을 지나다니는 현지인들은 털모자에 목도리, 장갑까지 끼고 있습니다;;;;;
제가 케냐로 여행간다고 하니 지인들이 이 더위에 왜 한국보다 더 더운 나라로 가냐고 비웃었는데 케냐는 적도 부근의 나라이기는 해도 7월이 겨울이기 때문에 추울 정도는 아니라도 상당히 쌀쌀합니다. 결론적으로 피서 잘 했죠.
공항 근처의 카페에서 대표님이 사 주신 케냐의 첫 커피(한 잔에 100실링이라는데 솔직히 이 커피는 별로였습니다. 드립 커피를 기대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냥 믹스 커피맛이더군요. ㅠ.ㅠ)를 마시면서 호텔 바우처와 일정표를 받고 투어비 잔금을 결제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건나물, 짜장가루 등(부피가 안 나가는 걸로 좀 챙겨갔지요)을 선물로 드렸고요.
가이드북에 공항 등 공공 건물은 절대 사진 찍지 말라고 되어 있다던데 정말 그러냐고 물어보니 누가 그러냐며 상관없답니다. 그래서 찍은 사진이 저 위에 있는 공항 청사 사진이죠. ^^
케냐 여행 내내 저희와 함께 한 가이드 겸 운전사의 이름은 '켄 부구와'라고 꽤나 노련한 사람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이메일로 상의하면서 여행 일정을 짜는 과정 중에 제가 궁금한 게 좀 많아서 대표님에게 질문 세례를 퍼부었더니 유난떠는 client라고 생각하고 complaint를 방지하느라 노련한 가이드를 붙여준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도 했죠. ㅡㅡ;;;;
여행사 대표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6시 30분 쯤 되어 암보셀리로 출발했습니다.
도로에 차는 별로 없는데 화물 트럭이 꽤 많습니다. 문제는 규정 속도를 엄하게 강제하는지 화물 트럭들이 굉장히 느리게 달린다는 것이죠.
케냐는 시외 도로도 대부분 왕복 2차선이기 때문에 길을 막고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는 화물 트럭을 추월하느라 자주 중앙선을 넘게 되는데 가끔 반대편에서 오는 차와 살짝 빗겨가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차로 이동하는 중에 아프리카에서 본 첫 일출입니다.
출발한 지 한 시간 남짓 지나니 이동통신 사업자가 Airtel Network로 바뀌면서 자동로밍되어 현지 시간으로 표시되더군요.
길을 가다 보면 이런 과일 좌판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시내에 진입하면 속도를 못 내게 과속방지턱을 많이 만들어 놨는데 그 때문에 차가 밀리기 시작하면 행상들이 망에 과일을 담아서 찻길까지 진출해 운전자들에게 과일을 팝니다.
잠시 더 달리다 암보셀리 국립공원을 1시간 30분 정도 남기고 켄이 너무 졸립다며 휴게소에서 잠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쉬어가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안전 운전이 제일이니까요.
케냐의 휴게소들은 대부분 화장실 무료 사용입니다. 휴게소마다 기념품샵이 있고 그 수익으로 운영하는 것 같더군요. 물론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기 때문에 휴게소에서는 아무 것도 사지 마시라고 권해드립니다. 흑단 조각이 하도 조악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크게 기대 안 했는데 의외로 봐 줄 만한 수준입니다만 역시나 너무 비쌉니다.
저희가 여행 내내 타고 다닌 승합차입니다. 지붕이 열리도록 사파리용으로 개조한 차량이지요. 좀 작은 듯 보이지만 맞춤 투어를 했기 때문에 다른 여행자는 없이 세 명이서 자리 옮겨 다니면서 타고 편하게 다녔습니다.
원래 제대로 된 사파리 차량은 보시는 것과 같은 지프 형태지만 실제 사파리를 나가면 별로 차이가 없고 덩치가 크면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 같은 곳에서는 오히려 기동성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중간에 퍼지지만 않으면 어떤 차량이든 상관없는데 퍼지는 비율은 차량에 따라 차이가 거의 없다네요.
꽃이 예쁘지 않습니까? 한국에서 봤다면 그냥 예쁘다고 생각하고 끝일텐데 머나먼 아프리카 대륙에서 보니 확실히 감흥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역시나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나이로비 인근 지역의 흙색깔이 아주 짙은 붉은 빛깔인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지역마다 많이 다르다고 하네요.
15분 정도 쉬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확실히 평원은 광활하지만 하늘에는 생각보다 구름이 많아 색다른 그림이 많이 만들어지더군요. 케냐 여행 내내 하늘을 바탕으로 구름이 수놓은 다양한 그림들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 중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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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갈 때는 보통 일반 공항버스리무진(6003)을 타지만 이번 케냐 여행은 출발 시간대가 맞지 않아 쉐라톤워커힐 호텔 앞(종점)에서 저녁 6시에 출발하는 우등 공항버스리무진(6018)을 처음으로 이용했습니다.
김포공항을 경유하지 않고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가기 때문에 70분 만에 도착한다고 선전을 하고 있지만 시간을 재보니 실제로는 거의 80분 정도가 걸리기 때문(일반 공항버스리무진은 90분)에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버스비가 1인 당 6,000 원이나 비싼 15,000 원입니다.
물론 차내 시설도 좋고 좌석 간 간격도 넓은데다 이용자가 거의 없어(이용료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 자리를 뒤로 완전히 눕힌 채 타고 가도 되는 건 좋았습니다. 그래도 6천 원이나 비싼 게 이해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우등 공항버스리무진을 이용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7시 2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9시 20분 비행기(KE959)라서 사람이 별로 많지 않겠거니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대한항공 직항을 타고 아프리카로 떠나는(거의 대부분 케냐의 나이로비를 경유한다고 하네요) 해외봉사단이 많아 이미 만석이라고 하더군요. 미리 온라인으로 좌석 지정을 해 두지 않았으면 원치 않는 좌석에 앉아 갈 뻔 했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The Survivors Club, 2009)'에서 권하는대로(응?) 좌측 중간 비상구에서 5번째 안쪽 자리를 미리 예약해 두었지요.
작년까지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최근에 수화물을 X-ray 검사 하느라고 발권 후 5분 정도 대기하는 제도가 새로 생겼더군요. 발권 카운터 근처에서 잠시 기다리다 면세구역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공항직원이 호명하면 뭔가 걸린거지요;;;;
짐에 모기기피제가 들어있기는 하지만 스프레이 방식이 아니라서 그랬는지 무사통과했습니다. 면세 구역으로 이동해서 수화물 인도장부터 들렀습니다. 현지에서 사용할 선글래스와 선물용 화장품을 외부 면세점에서 미리 구매해 두었거든요. 그러고 보니 선글래스는 딱 10년 만에 사는거네요. ^^;;;
출출해서 비빔밥이라도 사먹을까 생각했지만 이륙하면 곧 기내식이 나올거라서 꾹 참고 탑승 게이트까지 이동했는데 운좋게도 바로 앞에서 서브웨이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베지버거(7,000원)와 아이스 아메리카노(4,400원)로 가볍게 요기했습니다.
베지버거를 먹으면서 보니 가판대에 에너지 바를 팔고 있더군요. 현지에서 사파리하면서 출출해지면 간단히 먹으려고 Nature Valley 4개(6,000원), Market O 2박스(9,600원)를 샀습니다. 큰 기대 안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산 건데 현지에서 아주 유용했습니다. 휴대하기 간편하고 은근히 든든하더군요. 사파리 여행 가시는 분들은 충분히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케냐에서는 에너지 바 같은 걸 구할 수도 없지만 설사 구할 수 있다고 해도 엄청 비쌉니다.
9시 20분 출발인데 8시 50분부터 탑승 시작입니다. 예상대로 자원봉사를 떠나는 사람들로 기내는 인산인해입니다;;;;
이륙하자마자 역시나 예상대로 곧바로 기내식이 나옵니다. 항상 그렇듯이 채식 기내식을 가장 먼저 주네요. 그래서 빨리 먹고 화장실이 붐비기 전에 양치질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대한항공 기내식 신청은 1588-2011로 미리 연락해서 요청하면 됩니다.
지난 번 라오스 여행 때도 그랬지만 역시 '엄격한 인도 채식'(커리는 좀 심심하고 반면에 난은 너무 딱딱하고 짭니다. ㅠ.ㅠ)보다는,
그냥 '인도 채식'이 더 맛있습니다. 특히 커리는 맛의 차이가 압도적이네요. 앞으로는 그냥 인도 채식 주문해야 할 듯~~~
기내식을 먹고 난 뒤 영화 '업사이드 다운'(나중에 리뷰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별로였습니다) 한 편보고 한국 시간에 맞춰 잠이 들었습니다.
중간에 깨서 보니 앞자리에 앉은 녀석이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뒤로 눕혀놨길래 한마디 할까 하다가 떡실신 상태에서 자는 걸 보고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는데 나중에 깨고 난 뒤에 보니 그냥 매너없는 놈인 것 같더군요. 쩝.....
처음에는 엉덩이가 아파서 자주 깼고 나중에는 추워서 깼습니다. 시작부터 만만치 않은 여행입니다.
케냐 도착 2시간을 남겨놓은 때(한국 시간으로 오전 8시 30분), 두 번째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아침 식사 시간이니 적절한 배식이네요.
채식을 하는 사람 중 한국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생긴 게 한국인 같아도(저만의 착각일지도....) 승무원이 일단은 영어로 말을 거네요. ㅡㅡ;;;;
첫 번째 기내식에 비해 두 번째 기내식이 더 맛있네요. 사모사(일종의 만두)도 그렇고 커리도 그렇고.
식사하고 양치질한 뒤 짐 챙겨서 내릴 준비를 했습니다. 원래 예상 비행 시간은 13시간 40분이었으나 도착 시간을 보니 13시간 남짓 날아온 것 같네요. 작년 라오스 여행과 달리 비행 시간이 6시간 이상으로 길어지니 확실히 피로감이 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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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여행을 준비하면서 평소 하듯이 Lonely Planet하고 케냐 여행 열정에 불을 붙여줄 여행 에세이를 찾아봤으나 설마 했더니 역시나 케냐 여행을 다룬 책은 거의 없더군요. 가뭄에 콩 나듯이 있기는 하지만 저랑 맞지 않아서 결국 전에 읽은 '케냐의 유혹'으로 퉁치고(응?) 곧바로 일정짜기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어라?
정보가 없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는 몇 안 되는 관광 산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관광업이 케냐의 두 번째 수입원)이니 여행 인프라는 잘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배낭 여행자의 무덤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자유 여행이 힘든 나라라고 하네요.
도시를 벗어나면 대중 교통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여행자들의 여행 목적이 대부분 사파리라서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숙박 시설이 밀집되어 있다보니 저렴하게 발품을 팔아서 움직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숙박과 교통이 문제라면 말 그대로 몸과 발이 묶이는 것이니 완전한 자유 여행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죠. 나중에 접촉한 현지 에이전시도 이런 사실을 그대로 확인시켜 줬습니다.
그래서 케냐 여행은 네팔 여행 때와 비슷하게 큰 틀을 짠 후 현지 여행사에게 보내서 가능 여부 확인 후 세부 일정을 조정해서 현지에서 예약할 수 있는 건 맡기는 방식으로 준비했습니다.
* 서적케냐의 유혹(2008)
: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행 에세이도 아니고 가이드북도 아닌 중간 정도 성격의 책입니다. 케냐 여행기라기보다는 케냐 현지 적응기에 더 가깝죠. 그래도 케냐 현지의 분위기를 익히는데 이만한 책이 아직까지 없습니다. 게다가 책도 책이지만 지은이인 올댓사파리 여행사의 이승휘 대표에게 연락하여 맞춤 일정을 짜서 다녀왔으니 이 책이 없었으면 꽤나 흥미진진(이라고 쓰고 개고생이라고 읽는다)한 여행을 할 뻔 했습니다. ㅡㅡ;;;Lonely Planet : Kenya(2012): 2006년 터키 여행 이후로 론플은 여행 일정을 짤 때 항상 참고하는데 기본적인 구성은 비슷하지만 지은이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스타일이 다르기는 합니다. 그래도 항상 기본은 하는데다 저는 워킹 투어를 좋아하기 때문에 지도를 신뢰할 수 있는 론플을 좋아라 하죠. 다만 나중에 책 소개에서도 말씀 드리겠지만 론플의 최대 장점인 정확한 지도는 별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현지에서 섭외한 투어 차량을 타고 대부분의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에 지도를 참고할 일이 없었거든요. 오히려 사파리 일정을 짜는데 더 많이 참고했습니다. * 인터넷 사이트
올댓사파리의 이승휘 대표에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메일을 띄웠다가 자유 여행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는 더 이상 검색없이 일정짜기에 돌입했기 때문에 이번 케냐 여행 때는 개인 블로그의 여행기를 거의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검색해보니 라무섬을 제외하고는 거의 비슷비슷하더군요. 우리나라의 부산에 해당하는 케냐 제2의 도시 뭄바사가 추가된 정도? 케냐가 대부분 사파리를 통해 야생동물을 보러가는 곳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ATS 여행사
: '케냐의 유혹'의 저자 이승휘 대표가 운영하는 현지 여행사 All That Safaris의 홈페이지입니다. 여기에서도 기본적인 여행 정보를 구할 수는 있습니다만 충실한 편은 아니고 알음알음 개인적으로 알아서 연락해 온 손님만 받아서 그런지 국내 여행사처럼 공격적으로 홈페이지를 운영하지 않아서 처음 들어가시면 '엥? 뭐지?' 이런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2달만에 들어갔는데도 바뀐 것이 거의 없네요. ^^;;;이승휘 대표 개인 블로그 : 이승휘 대표의 네이버 블로그인데 회사 홈페이지보다 오히려 개인 블로그를 좀 더 관심갖고 관리하는 것 같습니다. ㅡㅡ;;;; 여행을 다녀온 뒤로 로그인한 사람에게만 덧글을 허용해서 덧글 달기가 불편해졌지만 케냐 현지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올라온 포스팅이 최근에 나이로비에서 있었던 테러범들의 쇼핑몰 습격 참사 관련글이어서 마음이 참 아픕니다. 주한 케냐 대사관
: 케냐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 들르면 좋습니다. 어차피 비자 신청을 위해서 한번쯤은 방문하셔야 하는 사이트니까요. 하지만 이미 대한항공 직항로가 개설되었는데도 여전히 직항 항공편이 없으니 제 3국을 경유해야 한다고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새로운 정보로 업데이트하는 건 굉장히 느린 모습입니다.
아, 그리고 대한항공에서 케냐 직항로 개설 기념으로 만든 유투브 동영상이 있는데 저는 나중에 봤지만 과장된 면이 없지 않더군요. 특히 핑크 플라밍고 떼가 나오는 장면은 쩝..... 꼭 그렇게 기대를 불어넣지 않아도 충분히 좋으니 굳이 그것까지 참고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나중에 현지에서 이승휘 대표에게 들었는데 케냐 여행비가 워낙 비싸기는 해도 4인 group을 만들면 비용 대비 효율성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가능하면 4인으로 맞춰서 오는게 좋다고.... 저희는 둘만 다녀서 편하기는 했지만 비용 대비 효율성은 가장 낮았죠. 엄청 비싸게 갔다왔다는 이야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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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직항로가 개설되기 전에는 아프리카로 가려면 굉장히 멀리 돌아가야 했지만 2012년 6월에 주 3회(화, 목, 토) 직항편이 생겨 이제는 상당히 편하게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많은 여행자들이 방문하게 되었으니 개발로 인한 파괴가 명약관화하다는 거;;;; 라오스에 진에어가 직항편을 개설한다고 해서 2012년에 부랴부랴 다녀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ㅡㅡ;;;;
어쨌거나 아프리카 여행을 한다면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대한항공 직항으로 케냐 나이로비로 간 뒤 거기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죠.
그렇다면 대한항공 케냐 직항은 비행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인천 공항에서 케냐 나이로비 공항까지 공식 비행 시간은 13시간 40분, 돌아오는 항공편은 12시간 20분입니다.
* 항공료(2013년 5월 기준): 인천 <-> 나이로비(대한항공) : 1인당 1,813,000원(유류할증료 및 TAX 746,600원 포함)
2인 기준으로 4,372,600원이니 왕복 항공료로 620만 원이나 들었던 쿠바 여행과 비교해 볼 때 항공료만 따져보면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아, 참고로 저 금액은 KB국민카드 결제조건의 promotion 상품이었습니다.
* 대략 일정(10박 11일, 7월 29일 출국 ~ 8월 9일 입국): 암보셀리(1박) -> 나이로비(1박) -> 마사이 마라(2박) -> 나이바샤(2박) -> 라무섬(2박) -> 나이로비(1박)
- 7월 29일 밤 인천 공항 출국
- 7월 30일 새벽 케냐 나이로비 도착 후 차량으로 암보셀리 국립공원 이동, 오후 게임 드라이브
- 7월 31일 새벽 게임 드라이브 후 나이로비 이동, 오후에 Giraffe Center, Karen Blixen Museum 방문
- 8월 1일 오전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 이동, 오후 게임 드라이브
- 8월 2일 새벽 열기구 투어 후 휴식, 점심 식사 후 오후 게임 드라이브
- 8월 3일 오전 나이바샤 국립공원 이동, 오후 Hell's Gate 국립공원 워킹 투어
- 8월 4일 오전 나쿠루 국립공원 이동, 게임 드라이브 후 나이바샤 국립공원 복귀, 크레센트 섬 워킹 사파리
- 8월 5일 오전 나이로비 이동, David Sheldrick Wildlife Trust 방문 후 국내선으로 라무섬 이동
- 8월 6일 오전 라무 타운 워킹 투어 후 오후 복귀, 일몰 때 Dhaw Ship Trip
- 8월 7일 오후 국내선으로 나이로비로 출발, 호텔 도착 후 휴식
- 8월 8일 나이로비 국제공항 화제로 인해 나이로비 시내 워킹 투어 후 사파리 파크 호텔에서 1박 추가
- 8월 9일 아침 공항으로 이동하여 오전 비행기로 출국
- 8월 10일 새벽 인천 공항 입국
원래 일정은 8월 9일 새벽에 귀국해서 하루를 푹~ 쉬고 8월 10일에 정상 출근하는 것이었는데 8월 7일에 급작스레 나이로비 국제공항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바람에 모든 항공편이 24시간 delay가 되었고 하루를 늦게 귀국하게 되어 돌아오자마자 짐도 못 풀고 부랴부랴 출근하는 참사가 빚어졌지요.
지금까지 여행 다니면서 피치 못할 일이 생겨 귀국이 늦춰진 일이 한번도 없었는데 이번 케냐 여행 때 처음으로 경험했습니다.
그래도 아프리카의 대자연과 야생동물을 실컷 봐서 그런지 확실히 힐링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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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이면 마지막으로 도전하게 되는 곳이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라고 합니다(저는 인도가 끝판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만;;;;).
여행지를 선택할 때마다 가능하면 어느 한 대륙에 편중되지 않게 골고루(?) 방문하려고 신경을 쓰는 편인데 그동안 방문했던 나라들을 보니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확실히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는 빠져 있더군요.
뭐, 워낙 이동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 때문에 그렇기도 합니다만 왕복 32시간을 감수했던 쿠바도 있었으니 단지 이동 시간 문제에만 국한된 건 아닌 것 같고요.
어쨌거나 최근에 대한항공에서 케냐 직항로를 개설했기에 이 참에 아프리카에도 첫 발을 떼고 싶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아프리카에도 굉장히 많은 나라들이 있습니다. 여전히 내전이 진행 중인 나라도 있고 대부분이 기아, 빈곤과 힘겹게 싸우고 있고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방문할 수 있는 나라의 수는 손을 꼽을 정도입니다만 그 중 하나가 케냐입니다. 비교적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만 그렇다고 해도 밤에도 아무데나 돌아다닐 수 있는 수준은 아니어서 수도인 나이로비에서도 해가 지면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케냐는 아프리카에서도 적도 부근에 위치한 국가로 동아프리카 지역에 속해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인도양과 접하고 있어서 완전한 내륙국은 아닙니다.
케냐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도 다양해서 북쪽으로는 수단과 에피오피아, 소말리아, 서쪽으로는 우간다, 남쪽으로는 탄자니아가 있지요.
탄자니아에 세렝게티 국립공원이 있다면 케냐에는 마사이 마라가 있다고 할 정도로 이 두 나라는 아프리카 관광의 두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케냐에 가는 여행자의 대부분이 야생동물을 보러 간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정보를 모으다 보니 아직까지는 탄자니아의 여행 인프라가 케냐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일단 첫 여행지로 케냐를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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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시 방문하는 나라마다 건강관리를 위한 예방접종 등의 건강관리를 해야 합니다만 아프리카는 풍토병이 많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 특히나 아래에서 설명할 황열병의 경우는 예방접종 증명서가 없으면 입국 자체가 안 되는 나라가 대부분입니다.
케냐를 방문할 때는 미리 두 가지를 꼭 챙겨야 합니다.
* 황열병 예방접종
* 말라리아 예방약 복용(말라리아는 아직 백신이 없기 때문에 예방약 복용)
황열병은 케냐, 탄자니아 등 적도 부근의 아프리카나 중남미 국가 여행자는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병입니다. 일반적으로 해외 여행을 떠날 때 하는 예방접종은 약 2주가 지나야 면역이 생기기 때문에 최소 2주 전에는 백신 접종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 접종시기 : 아무리 늦어도 출국 10일 전에는 맞아야 함(대신 1회 예방접종으로 10년 간 효력 유지)
* 접종장소 : 국립중앙의료원, 인천공항 검역소,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 지참물 : 여권 지참 필수, 여행 일정표를 갖고 가면 편리~
* 주의 사항 : 예약은 필수!
* 참고 사항 : 국제공인 예방접종 증명서(노란색)를 꼭 발급받아야 함.
가장 편리하고 저렴하며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곳은 당연히 국립중앙의료원이나 제가 케냐 여행을 했던 성수기인 6,7,8월에는 아프리카로 떠나는 단체 봉사단이 한꺼번에 몰린다는 사실을 차마 몰랐습니다. 그래서 접종 가능 시점을 알아봤더니 여행 출발 이후로나 가능하더군요. 그래서 급선회하여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로 전화를 걸어 곧바로 예약했습니다. 일정을 맞춰보니 일반진료 시간과 맞지 않아 울며겨자먹기로 특진예약을 할 수 밖에 없었지요.
김홍빈 선생님(개인적으로 추천~, 정중하고 친절하심~)에게 특진예약을 했고 예약한 날에 방문해서 데스크에서 안내문을 받았습니다. 다음은 예방접종을 받는 순서입니다.
1. 3장의 서류 작성
- 국제공인 예방접종 발급신청서 -> 원무팀 사무실에 제출
- 개인정보처리 및 제공동의서 -> 원무팀 사무실에 제출
- 황열 예방접종 사전점검표 -> 감염내과에 제출
일단 서류를 다 작성해서 예방접종 발급신청서와 개인정보이용동의서는 갖고 있고 사전점검표만 감염내과 외래 데스크에 제출합니다.
2. 감염내과 진료
출국일과 입국일, 방문 국가의 지역에 대해 말씀드리면 상담을 해 주시는데
케냐의 경우 나이로비만 방문하면 황열병 예방접종만 받아도 되지만 다른 지역으로도 여행을 할거면 말라리아 예방약도 먹는 게 좋다고 말씀하셔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또
많이 처방되는 클로리퀸은 케냐에서는 내성이 있다고 아토바쿠온이 주 성분인 말라론(정)으로 처방받았습니다.
3. 진료비 수납
진료 후에 수납창구에서 진찰료, 주사비, 말라리아 예방약 값을 지불했습니다. 진찰료와 선택 진료비를 빼니
처치료와 약값만 대략 6만 원 정도 됩니다(비싸다~).
4. 약국에서 말라리아 예방약 수령
병원 외래 약국에서 금방 조제해서 줍니다. 사실 조제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전문의약품이니 복약안내문과 함께 포장해서 주는 게 다입니다. 하루 1알 씩 식후나 취침 전 복용을 하는데 19일 분(ㅡㅡ;;;)을 처방받았습니다. 출발 이틀 전부터 복용을 시작하여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뒤로도 일주일이나 더 먹으라고 하더군요;;;; 케냐 현지 여행사의 사장님은 부작용이 있어 안 드신다고 하던데 다행히 저희는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습니다. 매일 잊지 않고 먹는 것도 일이더군요. 주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먹었습니다.
5. 주사실에서 접종
사람마다 다른데 함께 갔던 사람은 생각보다 상당히 많이 아팠다고 하는데 저는 별로 안 아프더군요. 대신 접종 후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 몸살 감기 증상과 함께 근육통이 시작되었는데 무슨 통풍처럼 바람만 불어도 온 몸이 에일듯이 아파서 며칠 동안 상당히 고생을 했습니다. 아주 괴롭더군요(황열병 백신은 생백신이라서 그렇답니다). 샤워는 12시간 뒤부터 가능하고 최소 3일 동안은 음주와 무리한 운동을 피하라고 하더군요.
6. 수입인지 구입
병원 내 신한은행에서 인지를 구입해야 합니다. 황열병 백신은 국가 기관인 질병관리본부에서 구입하여 병원에 제공하는 것이므로 백신 비용을 수입인지 구매로 국가에 세금처럼 납부하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신용카드 구매 및 현금영수증 처리가 안 됩니다.
오로지 현금 구매만 할 수 있습니다.
인지대는 1인 당 27,000원입니다.
7. 국제공인 예방접종 증명서 발급
병원 내 원무과에 앞에서 말씀드린 1, 2번 서류와 수입인지, 여권 사본(원무과에서 복사해 줍니다)을 내면 금방 노란색으로 된 국제공인 예방접종 증명서를 발급해 줍니다. 여권에 끼워서 갖고 다니면 되죠.
서류 작성 시 주의 사항은 영문명을 모두 대문자로 또박또박 써야 하고 특히 띄어쓰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증명서의 서명도 여권 서명과 일치시켜야 하고요.
예약만 빨리 하면 2시간 안에 모든 절차가 끝나고 예방접종 증명서를 손에 쥐고 나올 수 있습니다. 대신 1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군요. ㅠ.ㅠ
비자도 받았고 예방접종도 했으니 이제 짐만 싸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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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행을 다녀오면 가져갔던 DSLR 본체는 항상 클리닝을 하곤 했으나 렌즈들은 그냥 집에서 Blower를 이용해 셀프 클리닝만 했지요. DSLR의 경우는 정품 등록이 되어 있으면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 간단한 클리닝 정도는 별도의 비용없이 해 주거든요.
그런데 올해 여행은 아프리카였는데다 마사이 마라와 나이바샤 국립공원에서 두 차례나 심한 먼지를 뒤집어 썼기에 본체 클리닝만으로는 안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표준렌즈로 사용했던 탐론 17-50렌즈도 클리닝하기로 했습니다.
탐론 렌즈의 서울 지역 공식 A/S는 한국 카메라에서 대행하고 있고요. 남대문 시장 근처에 있습니다.
* 위치 :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3가 26-3번지 2층 한국 카메라* 전화번호 : 02-753-1341* 가는 길 : 지하철 4호선 회현역 5번 출구로 나가 남대문 시장을 관통하여 대로변에서 우회전 후 2블럭 진행
유상 기간이 지난 걸 확인했을 때 멈춰야 했는데 렌즈 내부에도 먼지가 많이 들어갔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만 꽂힌 나머지 직원이 "정밀 클리닝을 해 드릴까요?"라고 했을 때 가격도 안 물어보고 그러라고 해 버렸지요.
나중에 다 되었다는 전화 받고 피를 토했지만요. 정밀 클리닝은 렌즈를 분해해서 클리닝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비쌀 수 밖에 없거든요. 싸게 해 준 거라는데도 3만 5천 원이나 나왔습니다. ㅠ.ㅠ
앞으로는 어디를 가든 셀프 클리닝으로 끝낼 수 있도록 렌즈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건 그렇고 오늘 클리닝이 끝난 렌즈를 찾으러 빗속을 뚫고 다녀왔는데 지하철역에서 내릴 때까지 다른 가방을 메고 나온 걸 몰랐습니다. T머니와 체크 카드 한 장만 달랑 가져왔더군요.
원칙적으로 보관증을 가져가야 하고 그게 없다면 최소한 신분증이라고 가져가야 하는데 둘 다 안 가져온거지요. 안 될 줄 알면서도 사정해보려고 일단 갔는데 사정은 딱하지만 어쨌거나 자기들도 물건을 내 주기 위해서는 근거를 보관해야 한답니다. 그래서 신분증 사본을 팩스로 보내주던가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 때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라 혹시 신분증 이미지를 메일로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냐고 했더니 된다고 합니다. 할렐루야~~
저는 혹시 몰라서 신분증 앞, 뒷면을 아이폰으로 찍어서 항상 갖고 다니거든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첨부 파일로 붙여서 이메일 주소로 보내줬고 다행히 렌즈를 찾아올 수 있었습니다.
A/S를 맡기고 보관증과 신분증을 모두 갖고 가지 않았을 때를 대비해 신분증 사본 정도는 이미지 파일로 스마트폰에 넣어서 갖고 다니는 게 도움이 될 때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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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힐리어와 아프리카 문화를 강의하는 김광수 교수와 그의 수업을 들었던 서울대, 한국외대 학생 19명이 함께 한 달 간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나 케냐, 탄자니아, 잠비아, 짐바브웨, 남아공을 거쳐 나미비아로 가는 동안 보고, 듣고, 생각한 것들을 엮어 책으로 낸 것이 이 책입니다.
이들의 여행은 KBS '세상은 넓다' 프로그램에 3회에 걸쳐 특집으로 방송된 바 있으며 영상 기록물로는 중앙대학교 영화제에 참가하여 CGV에서 방영된 데다 홍대 앞 6개 카페에서 릴레이 사진전을 열러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다양한 화제를 몰고 다녔던 여행이니만큼 책도 멋지게 잘 만들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전혀 아니올시다 였습니다.
개인 블로그에 여행 일지로 포스팅되는 정도였다면 충분히 신선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책으로 묶여 나올 때는 최소한의 구성과 완성도를 지녀야 하는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멤버 중 한 명인 강의석씨의 유명세에만 기댄 듯한 출판사의 엉성한 홍보 전략은 이해할 수 있다 쳐도 충실한 정보 제공을 하는 것도 아니고, 여행의 풍취를 제대로 담아낸 것도 아니고, 아프리카 여행을 통해 살펴본 개인적인 통찰과 사회 비평도 별로 없는 중구난방식의 구성은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미적지근한 느낌이었습니다.
나름 1부, 2부로 나누었지만 그 안에서도 전혀 통일되지 않은 글 짜임새로 읽는 사람의 짜증을 불러 일으킵니다. 처음부터 책을 내려고 한 것이 아니라 각자 경험하고 느꼈던 내용들을 아무런 제약없이 그대로 기록한 걸 책으로 묶는답시고 모아 놓았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은 듭니다만 친절하지도, 유익하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은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케냐 여행 중에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펼쳐 보았습니다만 읽을 때마다 짜증이 나는 책이었습니다. 아프리카를 다룬 책이 워낙 없다고는 해도 이 책은 아프리카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마저도 추천하기 어렵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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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부터 2001년 사이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특파원으로 일했던 후지와라 아키노라는 일본인이 아프리카에서 살고, 취재하고 경험한 내용을 중심으로 쓴 일종의 르포집인 '아프리카에서 온 그림 엽서(2007)'를 북 크로싱합니다.
그야말로 발로 쓴 글이라서 아프리카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잘 반영하는 책입니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죠.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사람들도 진심으로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이 책은 dung님이 북 크로싱하는 책입니다. 이 공간을 빌어 좋은 책을 북 크로싱 해 주시는 dung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 월덴 3의 북 크로싱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북 크로싱 신청을 하시기 전에 반드시 경고 제도를 숙지하세요!* 신청자 명단(2013년 8월 13일 23:23 현재)
- Ojy님(독서 완료) : 5월 3일(신청), 5월 9일(배송), 5월 11일(독서 시작), 5월 27일(독서 완료)
- 벨라님(독서 완료 & 보관 중) : 7월 23일(신청), 8월 2일(독서 시작), 8월 12일(독서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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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와라 아키노라는 일본인이 1995년부터 2001년 사이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특파원으로 있던 시절에 쓴 글을 엮은 책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좋아라 하는 방식의 글이네요. 옮긴이인 조양욱 일본문화연구소장의 말처럼 그야말로 발로 쓴 생생한 아프리카 르포면서도 진지함과 위트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는 에세이같은 책입니다.
아프리카를 다룬 책으로 최근에 소개한
'기회의 땅 아프리카가 부른다(2012)'와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를 보여줍니다.
저자가 아프리카에 살면서 실제로 경험하고 취재한 내용을 중심으로 인종차별 문제, 혼혈인 문제, 빈부 격차 문제, 제국주의 식민지배 문제, 민족주의 문제와 같은 심각한 내용들을 한 편으로는 일본인 특파원의 관점에서, 또 한 편으로는 그저 한 인간의 관점에서 다양하게 바라보고 있어서 읽으며 진지하게 생각해 볼 거리가 많았습니다. 일방적으로 성토하는 것도 아니고 관광객의 시각으로 나 몰라라 하는 식의 태도도 아닌, 적당한 거리에서 담담하게 읊조리듯이 이야기하고 있어서 차분히 읽을 수 있었고요.
마지막으로 뒤쪽 책날개에 적혀 있는 책 내용을 소개합니다.
“아프리카에는 ‘가난’과 ‘비참함’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하지만 그런 중에도 보통 사람들에게는 ‘일상’이 존재한다. 이 책에는 아프리카의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인간의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만드는 순간순간이 담겨 있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
올해 아프리카 여행을 앞두고 아프리카를 다룬 이런저런 책들을 읽어보고 있는데 '기회의 땅 아프리카가 부른다(2012)'를 읽었던 당시에 느꼈던 불쾌함이 싹 가시는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동물의 왕국 아프리카가 아닌, 아프리카의 다른 면모를 엿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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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경영연구소의 박경덕 연구위원이 쓴 '기회의 땅 아프리카가 부른다(2012)'를 북 크로싱합니다.
제목도 마음에 안 들었는데 내용도 역시나 마음에 들지 않았던 책입니다만 그래도 읽고 싶어하는 분들이 계실까 싶어 북 크로싱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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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앤원북스 출판사에서 선물로 증정받아 읽은 책입니다. 마침 올해 여행지가 아프리카 케냐였기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까 싶어 손에 들었습니다.......만,
제가 기대하는 정보와는 거리가 좀 있는 책이었습니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의 박경덕 수석연구위원이 쓴 이 책은 띠지에서도 '우리는 지금 아프리카로 가야 한다! 무한가치를 지닌 아프리카의 진면목!'이라고 노골적으로 의도를 드러내고 있듯이 투자 유망지로서의 아프리카를 소개하는 책입니다.
저자 스스로도 생산의 3요소인 토지(자원 포함), 노동, 자본을 다루겠다고 머리말에서부터 선언하고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지리적 위치도 생산 기지 차원에서, 인구폭발문제도 잠재적인 소비 시장의 확대로, 천연자원도 광물 자원 확보를 위한 자금 투입의 관점에서, 환경 보호 문제도 토지 임대 문제와 연결해서 살펴보고 있더군요.
과거에는 제국주의, 지금은 신자유주의에 의해 광물자원은 싹쓸이당하고, 그 대금은 독재자들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가 민중은 굶주림으로 죽어 나가고, 토착 산업은 멸절되고 공산품을 역으로 수입해야 하는 종속국으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프리카인데 거기에 어떻게 하면 또 다른 빨대를 꽂을까 호시탐탐 노리는 모습이 떠올라서 참 씁쓸합니다.
그래도 사하라 사막에서 생산된 양질의 태양열 발전을 통해 일부는 유럽에 수출하고 일부는 아프리카의 전력난을 해소하는데 활용할 데저텍 프로젝트는 좋았습니다. 그뿐입니다만....
별로 권해드리고 싶은 책은 아닙니다. 아프리카는 그만 좀 내버려뒀으면 좋겠습니다.
닫기
* 미국 중앙정보부(CIA)의 'The World Factbook' 인터넷판에 따르면 세계 226개국 1인당 구매력 평가 GDP를 기준으로 볼 때, 200위 이하 27개국 중 22개 나라가 아프리카 국가다.
* 오늘날 아프리카에는 2011년 독립한 남수단까지 포함해 모두 54개의 독립주권국가가 존재한다.
* 에티오피아는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 중 단 한 번도 외세의 지배를 받아본 적이 없는 나라다.
* 서부 아프리카는 물적, 인적 자원의 보고다.
* 확인된 천연자원이 가장 많은 나라는 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 PRB는 2050년이 되면 나이지리아가 인도,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 커피 산업에 생계를 의지하는 사람만 전체 인구의 4%인 4천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 모로코는 2011년 말 현재 전체 인구 3,200만 명의 절반인 1,570만 명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어 아프리카에서 인터넷 보급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 포르투갈어는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사용하는 인구가 많다. 대략 2억 4천만 명이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아프리카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모기다. 말라리아 뿐 아니라 황열병도 역시 모기에 의해 감염되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다. 황열병은 말라리아와 마찬가지로 치명적인 감염병이지만 다행히 예방백신이 개발되어 있다. 예방 백신의 효과가 대략 98% 이상이어서 반드시 예방주사를 맞고 가는 것이 좋다. 예방효과는 10년 이상 유지되며, 10년마다 다시 접종을 해야 한다. 또 하나, 황열병 발병국가를 입국, 경유하는 경우, 출국 10일 전에 예방접종을 받고 국제공인예방접종증명서를 가지고 가야 한다. 입국하는 공항에서 이 증명서를 확인하는 국가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증명서가 없으면 헛걸음을 하는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덧. 그래도 보시고 싶은 분이 계실까 싶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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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매년 하는 연말 결산 포스팅입니다. 벌써 5번째가 되었네요.
2012년에 저는 83권의 책을 읽고 12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책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2012년에 비해 조금 부진했네요. 그래도 2011년에는 한 번도 못 갔던 전시회도 한 번 갔으니 바빴던 한 해 치고는 선방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 1번의 해외 나들이(라오스)를 다녀왔고요. 내년에는 첫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2012년에 목표했던 책 출판은 어쩔 수 없이 해를 넘겼습니다만 2013년 1사분기에는 어떻게든 낼 겁니다.
연말에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변화(긍정적인 변화이든, 부정적인 변화이든)가 생겨서 아직 좀 얼떨떨한데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으로 맞서겠습니다.
월덴 3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계사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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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근원 아프리카를 균형잡힌 시각으로 재조명한 책,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Die Geschichte Afrikas, 2004)'를 북 크로싱합니다.
저처럼 아프리카에 대해 단편적으로만 알고 계신 분들이라면 꼭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참 좋은 책이에요. 아프리카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이 단순한 동정심에서 존경심으로 바뀌는 경험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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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사바나 초원과 야생동물들? 젖가슴을 드러낸 채 서 있는 검은 피부의 여인? 가뭄과 기근, 내전으로 피폐해진 땅에 사는 굶주리고 불쌍한 어린아이들?
저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에 대해 잘못 알고 있거나 아예 관심이 없습니다. 그들이 어떤 착취와 학대를 당했는지, 그 이전에는 그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문화 유산 속에서 행복하게 살았는지도요.
이 책은 인류의 근원인 아프리카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제대로 이해시키기 위해 에이즈 피해를 입은 어린아이들을 보살피는 호시카 재단(www.hokisa.co.za)을 공동 설립한 네덜란드계 독일인인 Luts van Dijk가 쓴 책입니다. 생각보다 딱딱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기원전 5억 5000만 년부터 시작해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 대륙과 그 대륙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겪었던 역사를 담담하게 서술하는 책이죠.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는 천연 자원이 풍부하지만 게을러서 개발을 하지 못하는데다 맨날 지네들끼리 싸우느라 침략당해도 싸고, 무식해서 스스로 발전하지 못하니 선진국인 우리들이 교육시키고 원조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독교인들이 그런 무식한 생각을 많이 하죠.
하지만 그들이 정작 그런 도움을 원하는지는 전혀 상관하지 않습니다. 영국의 인류학자 존 리더가 말한 것처럼 외부 세력의 영향이 시작되기 이전 아프리카에 분명히 존재하던 방식, 곧 국가를 이루지 않고 작은 사회로 나뉘어 평화롭게 공존하던 생활방식이야말로 아프리카가 인류 역사에 공헌한 부분인데 현대의 문명사회는 그런 생활 방식을 구태의연하다고 치부하고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개발해야 한다고만 합니다.
옛날의 다양한 아프리카 문명들은 독자적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계속하다가 15세기에 이르러 결정적으로 유럽 사람들에 의해 중단되었습니다. 서부 아프리카에 포르투갈 사람들이 도착하면서부터이죠. 북아메리카의 원주민과 남아메리카의 인디오 대부분이 학살을 당하고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이 노동자로는 쓸모가 없는 존재라는 것이 밝혀지자 거대한 농업 지역을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노동력이 절실히 필요해졌거든요.
사실 인류의 근원은 유전적으로만 보면 아프리카 인류입니다. 우리의 유전적 뿌리는 중요한 유전 정보를 계속 후세에 전달한 여성 조상에게서 나온 것이거든요. 따라서 아프리카의 이브가 최초의 인간입니다.
또한 언어학자들은 오늘날 존재하는 수천 개의 언어들을 어휘, 문법, 소리 등을 근거로 약 20개의 언어 가족으로 분류하였습니다. 이 20개의 언어 가족 중 네 개 만이 우리에게 알려진 다른 모든 언어와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는데 이들 네 가지는 모두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것입니다. 언어학적으로도 아프리카가 우리의 근원인 것이죠.
아프리카는 유전적으로도 그렇고 언어적으로도 그렇고 명백한 우리의 근원입니다. 그런데도 피부 색깔이 하얗다고, 노랗다고, 검은 피부의 사람들을 천대시하는 걸 보면 참으로 기가 찰 일이죠. 어르신들의 말을 빌자면 에미 에비도 모르는 쌍놈 짓거리를 하는 격이라고나 할까요?
그냥 두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것을 유럽의 문명국들은 자기네 이득을 위해 이들을 침략해서 식민지로 삼고 온갖 착취와 학살을 자행했습니다. 히틀러가 저지른 홀로코스트는 거기에 대면 빛을 잃을 정도로 하찮습니다. 예를 들어 1800년 대 콩고에서 벨기에의 강압 통치 하에 약 1,000만 명의 아프리카 사람들이 학살된 것으로 학자들이 추정하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아프리카 사람들이 나라를 빼앗기고 가난해지고 권리를 잃어버리면, 선교사가 와서 유럽 사람들의 양심의 가책을 달래주고 동시에 아프리카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가난할 뿐만 아니라 가난함 속에서도 평화를 지니고 살도록 세뇌시켰습니다. 포교를 통한 노예화의 공고함을 추구한 것이죠. 기독교 선교사들이 좋은 의도로 왔든 나쁜 의도로 왔든 간에, 아프리카 전통 종교에 대해 무지하다는 점에서는 모두 똑같은 사람들이었고 궁극적으로 아프리카 전통 의학, 언어, 풍습은 모두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북 아프리카의 아랍어와 탄자니아의 스와힐리어를 제외하고는 현재 아프리카의 모든 나라는 식민 지배자의 언어를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은 잘못된 사고 방식이 얼마나 큰 죄를 짓게 만들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불편할 수도, 가슴이 아플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일독할 가치가 충분한 책입니다. 아니 모든 분들이 한번쯤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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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여행 매니아라고 자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정도로 경험이 일천하지만 그래도 가고 싶은 여행지의 리스트를 만들어서 나름 꼼꼼히 준비하는 제게 아프리카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곳입니다(조만간 꼭 간다!!).
아프리카에 대한 경험이라고는 TV에서 본 '동물의 왕국'이나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그리고
'블러드 다이아몬드'와 같은 영화가 전부인데도 왠지 모르게 끌립니다. 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일까요? ^^;;;
사실 케냐는 이미
제가 가보고 싶은 여행지 리스트에 올라온 지 꽤 됩니다. 순위(?)는 그다지 높지 않지만 꼭 가보고 싶은 나라이죠. 결혼 10주년 여행지로 점 찍어 둔 곳인데 이 책을 읽은 이상 앞으로 당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승휘씨는 우리나라에서는 나름 연예계에 몸 담았던 사람(조명, 특수분장 쪽에서 일을 했음)인데 어느날 갑자기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로버트 레드포드처럼 살고 싶어 여자 친구에게 프로포즈해서 결혼에 성공하고는 밥솥 하나만 달랑 들고 케냐에서 살기 위해 날아갑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본인의 무모함보다는 그의 아내가 된 여자친구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사랑하거나 아님 아무것도 모르거나... -_-;;;
"폴레 폴레(Pole Pole)" -> 천천히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 -> 문제 없어
케냐인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인데 이것만 봐도 우리나라 사람들과 얼마나 다른 지 알 수 있겠네요. 아마 웬만한 한국 사람은 케냐에서 복장이 터져 죽을 것 같습니다. 사실 어느 나라를 가도 느끼는 거지만 거기에서 살고 싶지는 않아요. 돈만 있으면 우리나라만큼 안전하고 살기 좋은 나라가 없거든요. ^^
한국을 잊지 못해 향수병에 걸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열정을 참으면 병 된다는 신조로 아름다운 대자연에서 동물들을 벗삼아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이승휘씨와 그의 가족들에게 행복함이 가득하기를~~~
덧. 이 책은 케냐 여행기라가보다는 좌충우돌 케냐 적응기에 더 가깝습니다. 여행 정보도 있지만 박스 처리하지 않고 본문에서 그대로 다루고 있어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도 단점. 그래도 케냐에 여행 갈 때 저자가 경영하는 여행사도 한번 살펴보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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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 21
강대국이 막대한 천연 자원을 갖고 있으면 그것은 곧 국력이 되지만, 약소국이 막대한 천연 자원을 갖고 있으면 그것은 곧 재앙이 됩니다.
이미 우리는 중동 산유국을 둘러싸고 벌어진 걸프전과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알고 있죠.
이 영화는 세계 최고 품질의 다이아몬드를 생산하는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현실을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부유한 나라 사람들이 감탄하고 즐기는 다이아몬드가 얼마나 많은 아프리카인의 피를 머금은 것인지를 고발하는 영화입니다.
광산을 둘러싼 이권때문에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희생되는 것은 선량한 국민들이죠. 그 중에서도 영혼이 파괴된 살인기계로 세뇌당한 소년병들의 모습은 심장을 칼로 후벼파는 아픔을 줍니다. 그들의 아픔을 과연 누가 치유할 수 있을까요? 영화 말미에 아프리카에는 아직도 20만 명의 소년병이 '사육'되고 있다는 코멘터리가 나옵니다. 실로 가슴이 먹먹해지는 숫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개봉 당시 '2007년 최강의 다이나믹 액션'이라는 홍보용 문구가 포스터에 삽입되었던데 대체 이 영화를 액션 영화로 분류하는 센스는 깐따삐아별의 것이랍니까? 이 영화는 액션 영화가 아니며 그렇게 분류되어서도 안 됩니다. 총쏘고 폭탄터지면 모두 액션영화랍니까? 이 영화의 액션은 보면 볼수록 서글프고 가슴이 아픈 장면들 뿐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이 인간의 존엄성, 희생, 소영웅주의 등 진지한 메시지를 주로 담는 에드워드 즈윅이라는 것만 인지했어도 그렇게 분류하지는 못했을텐데 참 황당하네요.
제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흥행작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연기관을 고수하는 힘있는 배우로 기억되는데 이 영화에서도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기대되는 배우 중 한명이죠. 종군 기자역의 제니퍼 코넬리도 그렇고, 아프리카 베닝 출신의 지몬 한수의 연기도 참 좋았습니다.
무거운 울림이 있는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입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덧. 이 영화의 제작 후기를 읽어보면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년병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출연한 아이들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엄격한 규칙과 지침서를 따랐으며 어린 배우들에게도 각 장면에 대한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고 소년병에 대한 교육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장면을 아프리카에서 찍은 영화인만큼 환경보호에 신경을 쓰는 것은 물론 내전의 상흔을 간직하고 있는 현지인을 배려해 현지인을 엑스트라로 고용하면서도 불필요한 장면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촬영을 마치고 다음 촬영지인 유럽으로 이동할 때 촬영에 사용된 소품, 의상 등을 모두 현지의 고아원과 학교에 기증했을 뿐 아니라 출연진과 스텝이 자발적으로 '블러드 다이아몬드 자선 기금'을 모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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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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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african #3300 세상 어디든지 마찬가지이겠지만, 아프리카만큼 슬픈 눈물로 가득한 곳은 없을 것이다. 아프리카를 배경으로한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Blood Daimond>는 그 실상을 ..